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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권 발전의 모델을 찾아서

강병중 회장은 또 그 당시에 부산이 어떤 방식으로 발전해야 되겠는가 하는 생각에 골몰했다.
그러던 중에 사업상 자주 찾던 일본은 어떤가 하는 것을 유심히 살피면서 나름대로 연구를 하게 됐다.
그의 눈길을 끌었던 것은 오사카를 중심으로 하는 간사이(關西)지방이었다.

당시 일본은 도쿄를 중심으로 한 간토(關東)지방과 오사카를 중심으로 한 간사이지방이 양대 축을 이루고 있었고, 특히 간사이는 오사카.고베.교토시를 중심으로 해서 광역경제권을 이루며 공동 발전을 하고 있었다.
부산이 국내 제2의 도시이고, 오사카도 제2의 도시였지만 자국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경제력은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큰 차이가 났다.  
그 때 일본에는 9개의 큰 시중은행이 있었는데, 이 가운데 5개가 도쿄권에 있었고 4개는 오사카권에 있었다.
오사카시의 스미토모은행(住友銀行), 산와은행(三和銀行), 다이와은행(大和銀行)과 오사카 인근 고베시의 다이요고베은행(太陽神?銀行) 등 4개 은행은 수도권이 아닌 오사카권에 본사를 두고 영업을 하는데도, 수도권에 본사가 있는 은행에 못지않는 일본의 대표적인 은행이 돼있었다.

금융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선물거래소도 도쿄에 앞서 오사카에 먼저 세워져 있었다. 의료분야도 한국에서는 서울과 부산이 약 10년 차이가 났으나 오사카는 도쿄와 수준이 거의 대등했다.
그는 간사이경제권이 그처럼 발전할 수 있었던 원인이 무엇인가 하는 것을 자세히 살폈다.
그렇게 해서 내린 결론은 일본 정부 차원에서 도쿄를 집중적으로 규제하고, 간사이지방은 지역 특성을 살린 산업을 유치하고 육성을 한 결과라는 것이었다.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도 부산이 오사카처럼 수도와 대칭되는 도시가 돼야 하고, 남부권 중추관리 기능을 가져야 한다. 언젠가는 부산도 오사카처럼 서울과 당당히 맞설 수 있는 경제중추도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강회장은 이런 생각을 하면서 오사카와 간사이를 계속 주시하게 됐다. 
그러던 가운데 2010년 12월 1일에 오사카와 간사이에서 잠시도 시선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일이 일어났다.
간사이광역연합 출범이 그것이다. 간사이지방을 중심으로 7개 광역단체들이 광역단체보다 더 넓은 범위의
행정을 공동으로 처리하는 광역행정조직을 일본 최초로 만들었던 것이다.
이 연합의 목적은 도쿄 집중 타파와 지방분권 실현이었다. 간사이지방에 있던 대기업들이 도쿄일극집중으로 인해 수도권으로 자꾸 이전하는 바람에 간사이 지역경제가 갈수록 침체되고, 수도권과의 격차가 자꾸 벌어지고
있다는 위기감이 광역연합 결성을 촉발시킨 원인이 됐다.

그는 수년 동안 이 광역연합의 준비 및 추진 과정을 관심 있게 지켜보아왔기 때문에 언젠가는 발족이 될 것으로 예상은 하고 있었다. 그런데 예상보다 쉽게 연합이 결성되자 “정말 대단하다!”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강병중 회장을 감탄하게 만든 것은 오사카와 간사이지방의 기개였다. 일본 제2의 경제권을 형성하고 있는 간사이지방의 7개 광역단체들이 하나가 되면서 “정부가 무시할 수 없는 파워가 됐다”거나 “수도권을 이길 수
있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이 연합에 참여한 한 광역단체장은 “이제는 NHK 아나운서가 간사이 말(사투리)로 방송을 하게 될 것”이라며 농담조로 덕담을 하기도 했다. 

간사이광역연합은 수도권 타파와 분권개혁, 광역권 문제를 정부가 해결해 줄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주체적으로 추진하고, 이를 일본 전역에 전파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원전사고 이후에는 “정부 기능이 도쿄에만 있는 것은 국가의 치명적 결함”이라면서 오사카가 수도를  대체할 수 있는 기능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또 국제회의나 관광홍보 행사 등을 할 때 특정지역 대신 ‘간사이’라는 명칭을 사용해 지역민들의 일체감을 높이고 있었다.

강회장은 내부적으로는 결속을 다지며. 외부적으로는 정부 및 수도권과 대립각을 세우고 정부를 압박하기까지 하는 오사카 등 간사이의 광역연합 활동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특히 간사이광역연합의 준비와 추진 과정에서 재계가 앞장을 섰다는 사실을 알고 부울경의 대표적인 재계 인사 가운데 한사람으로서 사명감 같은 것을 느꼈다. 간사이 재계는 이해 관계가 상충될 수 있는 광역단체들 사이에서 중간자 중재자적 입장에 서서 협력을 이끌어냈고, 간사이 전역을 커버하는 경제단체들은 광역연합의 방향을 제시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했던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간사이는 우리 동남권 개발의 좋은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부울경과 간사이는 닮은 점이 많다. 위치적으로 가까운 거리에 있고, 두 지역의 교류도 매우 잦다. 수도권 다음으로 큰 경제권을 형성하고 있고, 수도권과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는 있으며, 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점에서도 처지가 비슷하다.
그리고 수도권 집중을 분산시켜 지방을 활성화 시켜야 한다는 사명감도 양쪽이 다 갖고 있다.
‘우리가 하지 않으면 어디서 먼저 하겠는가’ 하는 책임감도 똑같이 느끼고 있다고 본다.”

그는 간사이광역연합에 대한 자신의 이런 의견을 방송 토론회와 신문 칼럼 등을 통해 자주 언급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부울경 발전연구원과 대학 등의 기관에 동남권 모델로서의 간사이 연구를 부탁도 하고, 자신이 직접 간사이 광역연합과 관련된 글을 쓰고 책자를 만들어 특강 등의 교재로 배포도 한다. 두 말할 것도 없이 간사이광역연합을 부울경 통합과 동남광역경제권 발전의 자극제로 삼기 위한 것이다.

오사카 외에도 그가 모델로 삼은 곳으로는 싱가포르와 홍콩이 있다. 이 두 곳은 자립에 필요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국제경쟁력도 정상급에 속하는 도시국가들이다. 강회장은 선물거래소를 부산에 유치하기 위해 아시아 미국 등지를 직접 시찰하고 자료를 모으면서 싱가포르와 홍콩이 국제금융 중심도시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번영할 수 있었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다.

그가 싱가포르를 방문한 것은 부산상의회장을 맡고 있던 90년대 후반이었다. 그때 한국대사관에 파견 나와 있던 산업자원부 상무관으로부터 싱가포르 재정수입의 40%가 선물거래소를 통해 나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어떻게 해서 그것이 가능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았더니 선물거래소와 관련된 세계 각국의 은행 등 금융회사와 중개회사, 투자신탁회사, 투자자문회사, 연구기관 등 국내외 유관기관 및 단체만 130여 개가 입주해 있다고 했다.
이런 경험이 강회장으로 하여금 부산 발전의 모델을 홍콩 싱가포르와 같은 물류 관광 금융도시에서 찾게 만드는데 일조를 했다.

그는 “국내 최대 항만을 가진 부산은 홍콩이나 싱가포르에 못지않은 지리적 경제적 이점을 갖고 있다. 부산이 아태지역의 비즈니스 중심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국가경제의 성장잠재력을 극대화하고, 지역경제의 지속적 발전을 가능케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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